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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INTEACHER 찐선생/책 읽는 찐선생

템테이션(Temptation)

by ZZINTEACHER 2020. 1. 9.

 

템테이션(Temptation)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지음, 2006년 출판

조동섭 옮김, 밝은세상 출판, 2012년 10월 2일 발행

제목 그대로 '유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오랜 무명작가 생활 끝에, 대박 시트콤을 써내고, 드디어 '성공'을 이루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통 소설은 주인공이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다가, 다시 한 번 제목을 확인하고는,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 다가오는 '유혹'과 그 유혹에 대응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첫 장에서 주인공의 아내가 갑작스러운 성공을 이룬 주인공에게 던지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제 나를 버리겠군." "그게 갑자기 성공한 사람이 따르는 순서니까."

그리고 실제로 주인공은 매력적이고 지적인 업계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주인공에게 드리운 첫 번째 유혹의 손길을 아무 주저 없이 잡는다.

살면서 특별히 '실패'를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성공'을 거둔 적도 없다.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 타인의 성공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봤을 뿐인데, 이런 이야기에서 클리셰처럼 나타나는 것이 성공에 따르는 유혹과 그 유혹에 넘어가는 모습이다.

왜 이들은 성공을 함과 동시에 그동안 함께 해 왔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유혹을 선택하는 것일까.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가족을 비롯한 내 사람들,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준 신념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사랑, 소위 잘 나간다는 사람들과의 인맥, 명성, 화려한 생활에 눈이 멀고 만다.

나도 큰 성공을 거두면 이들과 같아질까.

어제 수업을 하다가 본문에 20년 동안 떡볶이를 팔며 모은 돈을 학교에 기부한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나왔다.

'기부하다', '저축하다', '절약하다'와 같은 어휘를 학습하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할 수 있겠냐며 물었다. 모두들 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나도 그렇게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성공해서 큰돈이 생기면 꼭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지금껏 먹고살고도 남는 돈이 생겨도 선뜻 기부를 하지 못했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아마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성공을 거두어 큰돈이 생기게 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돈은 필요하면 생긴다."라는 것이 어릴 적부터 갖고 있는 내 믿음 중 하나인데, 성인이 되면서 "돈이 생기면 필요한 것 또한 생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만두어야 할 때를 알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며, 유혹에 넘어간 주인공이 몰락의 길을 걷는 것을 보며, 지금까지 해 온 것, 이룬 것, 가진 것에 대해 감사히 또 자부심 있게 여기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 할 것들에 대해 허황된 꿈이 아닌 현실적 계획을 그려가며 요행을 바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보다 더 나아가서 생각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을 수 있고, 힘들게 얻은 것 또한 쉽게 잃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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