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Sapiens)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지음, 2011년 출판,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김영사 출판, 2015년 11월 23일 1판 1쇄 발행
정말 엄청난 책이다.
제목부터가 '사피엔스'다. 인류의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가볍게 읽어 넘길 만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분명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들이 새롭고, 또 새롭게 와 닿는다. 물론 몰랐던 사실들도 많다.
역사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인문학 서적을 극도로 싫어했던 내가 읽기에도 쉽게 쓰여 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최대 매력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지식과 작가의 의견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또 흥미롭게 제시한다.
출판과 동시에 세계적인 반향을 끌어낸 책이기 때문에 아직 읽지 못한 사람들이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추천한다.
이 책은 진짜 꼭 읽어야 한다.
지금은 한국사가 수능 시험의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어 모든 학생들이 한국사를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공부할 때는 선택 과목이었는데도 당연히 선택하였고, 대학원 공부하면서 틈틈이 큰별 최태성 선생님의 EBS 강의를 보며 공부하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기도 했다.
한국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꼭 공부해야 한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나 또한 동의한다.
다만 하나 더 추가하자면 굳이 한국사가 아니더라도, '역사'를 공부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국사 첫 장은 '역사란 무엇인가'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양한 학자들의 의견, 특히 에드워드 카의 유명한 역사에 대한 정의,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가 제시된다.
이 정의의 핵심은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중점을 두어야 된다는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바로 이 것이다.
과거의 것을 현재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즐거움, 그리고 다양한 학자들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즐거움.
사피엔스가 지극히 작가의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맞는 말이다.
역사학자들은 늘 이와 같은 비판에 처한다. 늘 사료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석이 더욱 중요하다.
역사서를 읽는 독자들 또한 다양한 견해를 접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갖고 비판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실력을 키워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인류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를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주장하는 내용만 알고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역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견해의 책들을 읽어가며 나의 생각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싶어 졌다.
이 책의 또다른 묘미는 문학 작품으로 읽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서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사실 '역사' 또한 하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않을까.
읽으며 마음에 와 닿았던 문구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 1장.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 2장. 지식의 나무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3장.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좀 더 쉬운 삶을 추구한 결과 더 어렵게 되어버린 셈이었고, 이것이 마지막도 아니었다." - 5장. 역사상 최대의 사기
"주관이란 한 개인의 의식과 신념에 따라 존재하는 무엇이다." - 6장. 피라미드 건설하기
"쓰기는 인간의 의식을 돕는 하인으로 탄생했지만, 점점 더 우리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 7장. 메모리 과부하
"누군가 재능을 타고났더라도 그것을 키우고 갈고 닦고 훈련할 환경이 되지 않으면 재능은 잠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 8장. 역사에 정의는 없다
"사피엔스는 인간을 본능적으로 '우리'와 '그들'의 두 부류로 나눈다." - 11장. 제국의 비전
"고통은 집착에서 생긴다" - 12장. 종교의 법칙
"그가 유명할 이유라고는 "우리는 모른다"라고 말할 용기가 있었던 점 외에 아무것도 없다." - 15장. 과학과 제국의 결혼
"윤리의 역사는 아무도 그에 맞춰 살 수 없는 훌륭한 이상들로 점철된 슬픈 이야기다." - 17장. 산업의 바퀴
"의미 있는 삶은 한창 고난을 겪는 와중이더라도 지극히 행복할 수 있다." - 19장.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 20장.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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