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레이얼(The Heat of Betrayal)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y) 지음, 2015년 출판,
조동섭 옮김, 밝은세상 출판, 2016년 1월 15일 발행
전작에서는 외도를 계기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더니, 여기에서는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사라진 남편을 찾아 헤매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때부터 느낀 거지만,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 속 주인공들은 참 고난과 역경이 많다. 그리고 그 고난과 역경의 원인을 살펴보면, 보통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읽어갈수록 아쉬운 점이 참 많다.
아마 빅픽처나 모멘트를 통해 더글라스 케네디를 알게 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 재미있으니 읽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언젠가는 빅픽처나 모멘트 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겠지 하며 기대하게 된다. 빅픽처가 1997년에 모멘트가 2011년에 나왔으니 다음 명작은 2025년에 나오려나.
비트레이얼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의 매력은 왠지 어디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는 것인데, 이 책은 좀 과한 부분이 많다.
낯선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호주 오지에서의 탈출기를 그린 그의 첫 작품인 데드 하트와 닮아있기도 하다.
데드 하트는 호주 오지를 배경으로 하였는데, 호주 오지 여행 경험이 있어 그런지 왠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반면, 이 작품은 모로코를 배경으로 하였는데, 모로코 여행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소설은 허구이지만, 어딘가에 있을 법한 주인공의 성장기를 그려내는 더글라스 케네디 특유의 장점이 두드러지지 못하는 작품이다.
다만 모로코를 배경으로 한다는 건 흥미로웠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자 한 번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고 모로코에 가고 싶어졌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다.
호주 오지를 극한의 장소로 표현해낸 데드 하트처럼, 비트레이얼에서도 모로코가 굉장히 위험한 곳처럼 묘사되어 있다.
오히려 실제로 그러한지를 알기 위해 가고 싶어질 정도다.
낯선 곳은 늘 두렵기 마련이지만, 이슬람 문화권인 모로코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작가가 역시 미국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다른 나라이기는 하지만, 같은 이슬람 문화권인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주로 쓰는, 그리고 실제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할레드 호세이니의 묘사와는 상당히 달랐다.
이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인 것 같다.
작가의 배경이나 성향에 따라 같은 것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서술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차이를 발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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