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 of Huckleberry Finn)
마크 트웨인(Mark Twain) 지음, 1884년 출판
윤교찬 옮김, 열린책들 출판, 2010년 7월 30일 세계문학판 발행
지난해 11월 말쯤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바로 원래 목표였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으려고 했으나, 시험, 종강, 기말시험, 성적 처리 등 너무 바쁜 나머지 12월 말이 되어서야 읽을 수 있었다.
방학 때는 푹 쉬느라, 또 개강하고 나서는 너무 바빠서 포스팅을 미루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린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읽고 난 직후 적은 메모와 밑줄 친 부분들을 보는 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굉장히 인상적인 경고문으로 시작된다.
"이 이야기에서 동기가 무엇인지 알려고 드는 자는 처형될 것이며, 도덕적 교훈은 무엇인지 찾으려는 자는 추방될 것이며, 작품의 플롯은 있는지 찾으려 하는 차는 총살당할 것이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듯, 처음에는 동기가 무엇인지, 도덕적 교훈은 무엇인지, 작품의 플롯은 있는지 찾으려 했다.
그런데, 톰 소여의 모험 때보다 장대해진 모험을 따라가다 보니 마치 이들과 함께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을 흘러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의 흐름, 플롯보다는 인물의 매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허클베리 핀은 전작에서는 교육을 받지 못한 멍청한 부랑자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흑인 노예 짐의 탈출을 돕는 인간적인 미가 느껴진다.
내가 옳아, 이게 맞아,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고 떠들어 대는 요즘 사람들에 지쳐갈 때 묵묵히 네가 맞겠지라고 생각해 주는 허클베리 핀의 침묵이 고맙게 느껴진다.
밑줄 쳐 놓은 독서 노트를 쭈욱 훑다 보니
"외로울 때는 잠자는 게 최고인 것 같았다. 외롭다가 결국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일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 나에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어릴 때부터 제대로 일하는 법을 못 배운 애들은 커도 뭔가 보여 줄 수가 없었다."
"비슷한 부류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한 최선책은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었다."
"비열한 짓을 했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다."
와 같은 아주 냉소적인 부분에만 형광펜 표시를 해 두었더라.
아마 이 시기에 일도 많은데 잘 되지는 않고, 내 시간은 없고, 타향 살이에 지치고, 여러모로 정서적으로 힘들었나 보다.
지금은 다시 본래의 나대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돌아온 것을 보면, 허클베리 핀의 다정한 침묵 속에서 위안을 얻은 것 같다.
또다시 세상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가 나를 덮쳐 올 때 다시 찾고 싶은, 따뜻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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