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제인 오스틴(Jane Austen) 지음, 1813년 출판
원유경 옮김, 밝은세상 출판, 2010년 10월 20일 세계문학판 발행
오만과 편견은 굉장히 통속적인 연애 소설 같으면서, 은연중에 풍자하는 맛이 있어 자주 찾게 되는 책이다.
콜린퍼스가 미스터 다아시로 등장한 드라마도 보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로 열연한 영화도 보았다.
책, 드라마, 영화 모두 나름의 재미를 잘 살렸기 때문에 재미있게 보았다.
제인 에어를 읽고 난 후에 쓴 감상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시기의 여성 작가들이 쓴 책은 겉으로는 평범한 연애 소설을 표방하지만, 당시 연애나 결혼, 여성에 대한 대우 등을 꼬집는 숨겨진 부분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오만과 편견도 그러하다.
큰 이야기의 흐름은 중산층 자녀이지만 유산을 받지 못하는 엘리자베스와 높은 가문 출신에 부유한 다아시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그 안에 '결혼'만이 여성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던 시대 상황을 꼬집는 부분들이 속속 드러난다.
"교육을 잘 받았으나 재산이 별로 없는 젊은 여성에게는 결혼만이 명예롭게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이었다."
"대체 결혼을 하는 동기에 있어 돈을 밝히는 것과 신중하게 구는 것의 차이점이 뭐지요? 어디까지가 신중함이고 어디서부터가 탐욕인가요?"
뭐 결국에는 주인공들 모두 나름의 결혼을 하고, 나름의 행복을 찾기는 한다는 게 이 소설이 늘 받는 비판이기는 하지만, 시대 상황이 그랬으니 이해할만하다.
오만과 편견이 재미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제목에서 드러난다.
원래 이름은 '첫인상'이었다고 하는데,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이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기에는 더 적합한 것 같다.
흔히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어떤 점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한 사람을 첫인상만으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작품 속 주인공들 또한 첫인상으로 그 사람이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그 사람의 진실을 그리고 진심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후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게 되고,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라는 교훈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첫인상이 중요하다'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고전은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새롭다.
어렸을 때는 그저 다아시 씨가 멋지다는 생각만 했는데, 머리가 크면 클수록 곱씹어 보게 되는 장면이 많은 것 같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콜린 퍼스가 다아시로 열연한 드라마도 강추한다.
'ZZINTEACHER 찐선생 > 책 읽는 찐선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고 산이 울렸다(And the Mountains Echoed) (0) | 2020.02.10 |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0) | 2020.02.05 |
제인 에어(Jane Eyre) (0) | 2020.02.02 |
픽업(The Pick Up) (0) | 2020.02.01 |
더 잡(The Job) (0) | 2020.01.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