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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지음, 한겨례출판 출판, 2011년 7월 22일 초판 1쇄 발행
음. 2011년에 이 책이 나왔을 때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의 나로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소설은 파격인가, 도발인가, 아니면 고발인가!'라는 문구에 홀려 집어 들었는데, 파격도, 도발도, 고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당시에는 파격이고, 도발이고, 고발이었겠지.
그러고 보면 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점가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자기 계발서가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내용의 에세이가 인기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야 한다고 외치다가, 이제는 안 달려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달리는 사람들을 기이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이러다가 곧 다시 달려야 할 때라며 채찍질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겠지.
그만큼 책은 시대를 반영한다.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을 온전히 재밌게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작품에서 그려내는 청년들과 지금의 청년들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특히 어렵지 않고 현실적이고 긴박감 넘치는 묘사로 술술 읽힌다.
그런데 똑똑한 세연이 써 내려간 잡기는 조금 읽기 어렵다.
이상하게 이 주인공에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는데, 자기만 잘난 맛에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학창시절에 만났다면 절대로 함께 하지 않았을 부류랄까.
모두가 가치관과 신념이 다른 건데, 그들은 배우지 못해 그러하고, 배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면 답답하다.
누군가의 선택이 단순히 알지 못해서 결정한 선택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고려한 후 자신의 신념에 따라 결정한 선택일 수 있는 건데.
그것보다 더 답답한 건 이와 같은 인물에 선동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또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래,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다.
여하튼 이 작품이 출판될 당시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그나마 저 시대에 청년들은 저런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 정도.
특히 유명 연예인들이 세상을 저버리는 일이 잦은 요즘에는 읽으면서 좀 거북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세상이 조금 더 살만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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