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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러시아어 독학 교재 추천 - 입문, 초급용

ZZINTEACHER 2020. 1. 7. 14:20

 

착! 붙는 러시아어 독학 첫걸음

조희숙 지음, 랭기지플러스 출판, 2015년 12월 21일 발행

2017년 여름, 처음 러시아어권 국가로의 파견이 확정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것이었다.

외국어 서적 코너에서 러시아어 교재 여러 권을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하였다.

언어를 가르치고 또 배우는 사람으로서, 교재를 활용한 독학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언어 교재를 선택할 때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데, 이 책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당시 교보에서 비교한 교재 중 가장 그 기준에 부합하는 책이었다.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나아가는 전체 구성에, 각 단원별로 주제에 맞는 대화문과 문법 설명 및 어휘 목록이 제시되어 있다.

특히 각 단원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는데, 각 단원은 대화문 3개, 회화문 2개, 과제(듣기, 발음, 쓰기 등), 마무리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제시되는 짧은 대화문 3개는 주제에 걸맞은 대화문으로 관련 문법 사항이 간략하게 설명되어있고, 어휘 목록 또한 제시되어 있다.

대화문 하나의 학습을 마치면, 문법 형태 연습을 할 수 있는 교체 연습 활동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대화문 3개의 학습을 모두 마치면, 이 대화문들을 엮어 만든 회화문 2개의 학습이 이어진다.

이 두 개의 회화문은 해당 단원의 메인 학습 텍스트이기 때문에 블로그에 포스팅할 때도 이 회화문을 다룰 것이다.

회화문 학습이 끝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과제 활동이 이어진다.

첫 번째 과제 활동은 유사한 회화문의 빈칸을 채워 완성하는 활동이다.

두 번째 과제 활동은 듣기이다.

세 번째 활동은 발음 연습인데, 익히기 어려운 러시아어의 강세와 억양을 연습할 수 있다.

이어 쓰기 활동이 이어진다. 쓰기 활동은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번역 쓰기(한국어 -> 러시아어), 다른 하나는 주어진 대답에 걸맞은 질문을 만들어 쓰는 활동이다.

각 단원마다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해당 주제와 관련된 러시아 문화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짧은 대화문 여러 개의 빈칸을 채워 완성하는 연습을 하며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대화문, 회화문, 듣기 연습 모두 듣기 파일이 있는데, 교재 내 첨부된 CD를 사용할 수도 있고, 콜롬북스 앱을 사용하여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이 듣기 파일이 아주 유용하였다.

독학의 특성상 발음, 말하기 연습을 하기 어려운데, 이 교재의 듣기 파일은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대화문을 듣고, 이어 따라 읽는 연습을 하고, 마지막으로 롤플레이 연습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학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 것 같다.

또한 이 교재는 무료 인터넷 강의도 제공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고, 다른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하는 것이 있어 이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공부하기 막막한 학습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추천할 만한 러시아어 입문, 초급용 교재라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점 또한 많다.

첫째로 자모 학습 부분이 약하다.

한국 학습자들에게 자모부터 낯선 언어인 만큼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교재의 물리적 한계(페이지 수 제한 등) 때문인지 교재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는 학습자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기는 하다.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것처럼 자모를 한 번에 익히려 하지 말고,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과 같이 '모음 -> 익숙한 자음 -> 낯선 자음 -> 기호'의 순으로 나눠서 익히면 수월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해서 자모를 익히는 데 3일이 걸렸었다.

교재에 연습할 공간이 부족한 만큼, 따로 연습지를 두고 MP3 파일을 들으면서 써서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 문법 설명이 부족하다.

문법서가 아니고 주제 중심의 교재로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의 순서로 제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문법 사항마다 전체적인 내용을 조망할 수 있는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면 더 좋을 듯하다.

예를 들면 처음 명사의 주격 변화가 제시되는데, 이때 명사의 격이 무엇인지, 총 몇 개의 격이 있고, 각각은 어떨 때 사용되는지 간략하게 설명한 후에 본격적으로 주격 변화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면, 홀로 공부하는 학습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해당 문법 사항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교재만으로는 러시아어의 기초 문법을 익히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으니, 러시아어 기초 문법을 다룬 문법서를 추가로 활용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러시아어는 어려운 언어로 악명이 높기는 하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아직까지는?)

혹자들은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 세대에 곧 Google을 필두로 한 여러 가지 번역 어플, 사이트 등이 외국어 학습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게 할 것이라고 본다.

외국어 학습의 최종 목적은 의사소통이긴 하겠으나, 그것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추론력이라든가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에 대한 수용성 등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에 공부하기도 한다.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었었고,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기 때문에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초급 수준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지는 날까지는 계속 공부할 것 같다.

러시아어 입문을 도와준 EBS 인터넷 강의 정리 노트 포스팅을 마쳤으니, 이 교재를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들을 포스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