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
마크 트웨인(Mark Twain) 지음, 1876년 출판
김욱동 옮김, 민음사 출판, 2009년 3월 13일 초판 발행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 목록을 뒤적거려보다가 문득 허클베리핀의 모험이 읽고 싶어져서 읽기 시작하는데, 마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읽지 않고,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읽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 톰 소여의 모험부터 읽기로 했다.
톰 소여의 모험은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에 없어서 따로 구매했다.
이것이 바로 상술인가.
어떻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둘을 묶어 놓지 않았을까.
책을 읽는 내내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친구들을 꼬드겨서 담장에 페인트칠을 하는 장면, 성경 구절을 외우면 받는 딱지를 친구들과의 물물교환을 통해 모아서 좋아하는 여자아이 앞에서 당당히 선물을 받아내는 장면 등
어렸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톰 소여는 천재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나도 교회에 다녔을 때였다.
찬송가도 외우고, 성경 구절도 외우고, 이야기 속 아이들처럼 외우면 달란트를 받고, 달란트를 모아서 선물도 받고.
더 나은 어린이가 되기 위해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무조건 열심히 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나는 톰 소여보다는 메리에 가까운 아이였던 것 같다.
비록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지만, 톰 소여의 모험은 독자들 모두가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끔 하는 힘이 있다.
이야기의 흐름이나 등장인물들에 작가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작품 속 많은 부분에서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부분이 여실히 드러나는데, 어떻게 보면 톰 소여가 순수한 아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자신과는 다른 것에 위협 혹은 두려움 등을 느끼기 마련이고, 이에 대한 반응 중 하나로 차별적인 언행을 하기도 한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 해야 할 일 중에는 교육을 통해 이러한 본성을 교화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우리 학교 타과 남학생들을 보면서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해외 생활을 할 때마다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고.
인종차별적, 성차별적인 언행을 듣고 볼 때마다 일일이 대응하고, 기분 나빠하기보다는 배움이 부족하여 그러겠거니 하고 무시해버리고 만다.
오늘 '-는다면'을 가르치면서 '어렸을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뭐 하고 싶어요?'라는 예문이 있었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분명히 그리워하기는 하지만, 돌아갈 수도 없거니와 배움이 없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돌아가고 싶다고 느끼기엔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