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선생, 김이연 _ 1. 하고 싶은 일
0. 김이연(金利硏).
이로울 리에 연구할 연.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힘쓰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아실현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진정한 진로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의 교집합이다.
나의 교집합은 한국어 학습자를 이롭게 하기 위해 힘쓰고 노력하는 한국어 선생님이다.
1.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당시 가장 관심 있었던 독일어를 전공으로 선택하였는데,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공부에 허덕이던 그때에 독일어를 공부하는 시간과 좋아하는 소설책을 읽는 시간은 꽉 막힌 내 숨통을 터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날 무렵 교내 외국어 경시대회가 열렸고, 독일어 영역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특전으로 독일 정부에서 주관하는 장학 연수 프로그램에 추천되었고, 최종 선발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에서 외국어로서 독일어를 공부하는 학생들 중 우수한 학생을 독일로 초청하여 독일의 언어, 사회,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연수 기간 중 세계 각국에서 온 장학생들이 자국에 대해 소개를 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인 ‘국제 교류의 밤’ 행사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언어를 쓰며 어떤 문화를 향유하는지에 대해 소개하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세계에 한국의 언어를, 한국의 문화를, 한국을 알리는 것, 그것이 내 가슴을 뛰게 하였고, 또 뛰게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국어 선생님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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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2006년 겨울,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은 있는데, 이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어느 대학의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입시 공부를 하던 때는 한국어 교육과 국어 교육의 차이를 전혀 몰랐고, 그저 SKY를 가고 싶었기 때문에,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로의 진학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국어교육학과를 지원하기에는 성적이 조금 모자랐다.
그래도 교육 관련 학과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서 사범대학에 속해 있는 교육학과로 진학하였다.
이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학과 전공을 통해 한국어 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배울 수 없었지만, 교육에 대한 나름 심도 있는 공부를 하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나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갖게 되었다.
타 교과 교육 학과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수강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중 전공으로 독어독문학을, 부전공으로 영어영문학을 공부할 수 있었다.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꼭 갖추어야 할 소양은 외국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차원이 아니라, 외국어를 공부함으로써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습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를 익히면서 문화적 감수성 또한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영문학을 부전공할 때는 외국어 교수법이나 제2언어 습득 이론을 다룬 강의를 중심으로 수강하였는데, 외국어 교육의 선두 주자가 영어 교육이기 때문에 추후 한국어 교육을 공부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