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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ZZINTEACHER 2019. 12. 28. 13:58

 

80일간의 세계 일주(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쥘 베른(Jules Verne) 지음, 1873년 출판

고정아 옮김, 열린책들 출판, 2010년 12월 10일 세계문학판 발행

 

2018년 10월 15일, 십오야를 맞아 드디어 열린책들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190권 세트를 구매했다!

19일, 목적지까지 무려 23시간이 걸리는 기차에 몸을 실었고, 기차에서 읽기에 딱 좋은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세계문학전집 첫 번째 책으로 선택했다.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학교 옆 동사무소 2층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주로 어린이 추리소설이나 명랑소설을 즐겨 읽던 때에 이런 세계문학을 읽은 것을 보면, 아마 독후감 숙제였지 싶다.

 

세계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고, 세계 여행 자체가 낯설었던 어린 나에게 이 책은 중절모를 쓴 멋진 영국 신사가 아리따운 숙녀와 하인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모험 가득한, 멋진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특히 결말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사실, 사람들은 이보다 더 하찮은 이유로도 세계 일주를 하지 않을까?"

책의 이 마지막 구절이 많은 곳은 아니지만 세계 이곳저곳을 둘러 본 지금의 나에게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기계처럼 세계 일주를 하는 필리어스 포그를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다가, 이 마지막 구절에서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세계를 떠돌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굳이 이유가 있어야 할까?

그동안은 특별한 테마가 있는 여행을 고집하며, 여행지만의 특수함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여행의 이유, 목적을 두어 왔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하며, 또 해외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굳이 여행에 지대한 이유나 목적을 붙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하게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다른 곳에 살아가는 나와 비슷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행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또 여행이 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