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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Little Women)

ZZINTEACHER 2019. 12. 27. 13:52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 지음, 1868년 출판

유수아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출판, 2011년 2월 21일 초판 1쇄 발행 

 

 

이 책은 사실 읽었다기보다는 들었다고 해야 맞겠다.

세상이 참 좋아져서 요즘 전자책은 '듣기' 기능도 있더라.

아침 출근 준비 시간에 틈틈이 '듣기' 모드로 두고 읽으니, 다 읽는 데(듣는 데) 한 열흘 정도 소요되었다. 

덕분에 아침마다 소녀가 된 기분으로 즐겁게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은 아씨들은 1861년 크리스마스부터 1862년 크리스마스까지, 남북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부재 기간 동안의  네 자매(그리고 이웃집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내 기억 속 네 자매는 마냥 부러운 존재들이었다.

일단 어릴 때 여동생이 하나밖에 없어서 부루마블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점이 늘 불만이었던지라 무슨 놀이든 같이 즐길 수 있는 자매가 넷이나 된다는 것 자체가 부러웠다.

게다가 그 네 자매가 서로 아주 다르기까지 하다니!

어린 나에게 작은 아씨들은 그야말로 '통통 튀는 네 자매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이야기'였다.

 

런데 다시 읽다 보니 내가 알던 네 자매가 아니었다.

마냥 착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큰언니 역할로 기억하고 있던 메그는 아름답고 화려한 것을 사랑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이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아이였고,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인 조는 책 읽는 것,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고뭉치 톰보이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욕망과 착한 딸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떻게 보면 시대를 잘못 타고난 안타까운 소녀였다.

병약하고 소심한 베스는 한없이 나약한 소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자기 고집이 센 아이였고,

어릴 때 마냥 싫어했던 막냇동생 에이미는 그저 어린아이였을 뿐이었다.

 

네 자매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게 된 것이 그동안 기억을 왜곡하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부터 세계 고전 문학 작품들을 다시 읽어가다 보면 이전과는 달라진 나를 마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든다는 점이다.